서촌을 거닐 때면 개성있는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 유독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게가 있다. 

‘솝헤어’는 미용실이다. 다른 미용실과는 사뭇 다른데. 가게 안에 앵무새들도 있고, 복실한 강아지도 있다. 

가끔씩 앵무새들이 어깨나 머리 위로 올라타는 모습도 목격했는데, 그 모습마저 신비하지만 자연스러워 보였다.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이 미용실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 가게 중 하나다.

얼마 전 처음으로 머리를 자르면서, 비로소 공간 안을 더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바깥에서 받은 인상과는 꽤 달랐다. 들어오는 햇살에 식물들과 잡지들이 빛을 받자 실내를 더욱 아늑하게 했다.  

많은 대화를 나눠 본 것은 아니지만, ‘솝헤어'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쑥스러움이 많으신 사장님의 우려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 드렸다. 나도 말 주변이 없어서 말이다.

Q1. ‘솝헤어’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해요.


저는 서촌에서 1인 헤어샵 <솝헤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의 예명이 이솝이거든요. 그래서 가게 이름이 솝헤어 입니다. 앵무새 2마리와 20살 노견을 돌보고 있고요. 틈틈이 그림을 그립니다. 요즘은 20살 노견 짱가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서 짱가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2. 작은 공간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작은공간의 좋은점은 청소하기가 간편하고 손을 뻗으면 대부분의 물건들을 집을수가 있어 손쉽게 물건들을 찾을수가 있고, 음악 소리가 작아도 잘 들립니다. 불편한점은 손님이 친구분을 데려오면 앉을 자리가 좁아서 밖에서 기다리셔야해요.

Q3. 가게에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네요. 


솝헤어에서 저의 하루는 오전 11시에 출근해서 오후7시까지 시간을 보냅니다. 

오전시간에는 식물에 물을주고 앵무새와 20살 노견을 돌봅니다. 앵무새는 2마리가 있는데 한마리는 7살 딤버, 또 한마리는 6개월된 아기새 '모모'에요. 아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고 바닥청소를 하고 난 후 노견 짱가를 데리고 산책을 합니다. 


손님이 가고 난후 중간중간 틈이 날 때 그림을 그리는데, 주로 손님들 얼굴이나 잡지책에서 본 광고모델을 수집해서 그립니다. 미니샵에서 앵무새들의 놀이터인 화초들을 가꾸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준비하는 노견의 아픈 몸을 챙기면서 손님들과 함께 걱정도하고 앵무새의 친밀함에 같이 즐거워합니다. 저는 이곳이 바쁘게 머리만 하고 가는 곳이 아닌 동물들과 교감하고 그림 구경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동화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솝헤어의 숲에서 동심을 느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글 | 서촌유희          사진 | 서촌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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